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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 ACE+사업 참여후기(GROW UP! 학습 팀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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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진로에 대한 저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을 교원대에서 보냈지만 , 아직도 내가 왜 사범대에 다니고 있는지 고민을 하고 있었고, 학업에 흥미를 잃어 방황하던 중이었습니다. 예술 고등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하며 음악 공부만 하던 제게 교직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과도 같았습니다.

  이렇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학업에 흥미를 못 느꼈던 저는 우연히 교수님의 소개로 ACE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전공 맞춤형 GROW UP! 학습 팀플 지원이라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마산에 위치한 가곡 전수관에 견학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국악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도 없어 그냥 교수님과 소풍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떠나게 된 마산행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가곡 전수관에 다녀오고 나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음악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모색하는 예비교사가 되었습니다.

 

 ​마산에 위치한 가곡전수관은 무형문화재 조순자 선생님께서 국악의 활성화를 위해 몸소 교육을 실천하시는 곳입니다. 저희 팀은 가곡 전수관 에서 첫째 날은 가곡전수특강, 그리고 둘째 날은 토의 및 정리라는 일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조순자 선생님과 함께 정간보를 읽으며 가곡을 따라 불렀는데, 평소 국악전공자들 조차 감상을 꺼려하는 가곡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가곡 전수특강은 이렇게 이루어 졌습니다. 먼저 가곡의 가사인 시를 다 같이 소리 내서 읽고, 시에 대한 간단한 해석을 선생님께서 해주셨습니다. 그다음 해당 가곡의 장구 반주를 손으로 익혀보았습니다. 가곡의 박자는 장구반주의 박자와 일치함으로 장구반주의 리듬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리듬을 익힌 후 정간보에 나온 율명에 가사인 시를 붙여 가곡을 한 소절 씩 불러 보며 가곡을 총 3곡 익혔습니다.

  무형문화재 조순자 선생님과 함께 가곡을 익히며 놀라운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정간보를 읽다 보면 알 수 없는 기호들이 율명 사이사이 위치하곤 하여 무엇인지 궁금해 하였는데, 이것들을 수업시간에 배워도 도통 이해하기 힘들었었습니다. 이 기호들은 율명과 율명 사이에 위치하여 마치 서양음악의 글리산도 역할을 한다고 고등학교 때 배웠지만, 실기인 국악가창을 실기로 익히는 것이 아닌 이론으로만 이해하려다 보니 아무래도 제대로 알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조순자 선생님과 직접 손장단을 치며 가곡을 익혀 보니 이러한 기호들이 가곡의 긴장과 이완을 생성하는 악상 기호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곡이 지닌 매력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곡을 감상해보면 알 수 있듯이 웬만한 국악 곡 중에서도 느린 편에 속하기에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가곡을 직접 부르고 익히는 과정 속에서 가곡이 지닌 느림이, 긴장과 이완을 넘나드는 가곡 특유의 매력과 합쳐지어 부드러운 반전을 선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가곡 전수관에서 가곡을 전수받으며 가곡의 멋에 대해서, 그리고 국악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매력적인 음악인 가곡을 왜 우리는 감상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음과도 같았습니다. 사실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 태교로 듣는 음악부터 시작하여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는 음악들 까지 모두 서양음악 중 폴리포니 음악인 조성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조성음악은 Leading tone Tonic으로 해결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으뜸화음과 딸림화음이 만드는 종지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화성음악입니다. 빠른 템포의 화성음악에만 익숙해진 대한민국 사람들은 초등학교, 그리고 중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된 국악 감상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상대적으로 느리고 서양의 조성음악과 다른 체계인 국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음악은 제1의 창조인 작곡을 제2의 창조인 연주를 통해 표현하고 나면 제 3의 창조인 감상을 관객들이 함으로써 행해지는 하나의 유기체 같은 메커니즘입니다. 그렇지만 국악은 제2의 창조인 연주와 제3의 창조인 감상 사이의 고리가 끊어진듯합니다. ‘제대로 국악을 감상하고 더 나아가 향유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국악교육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점이 아닐까?’ 라고 저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문화재 조순자 선생님께서는 K-Pop이 활성화되듯이 가곡도 활성화 되어 더 이상 자신이 인간문화재가 아니게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셨습니다. 가곡 전수관으로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교직이라는 것이 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처럼 느껴지던 저는 전수관을 떠날 때 쯤 음악교사로서의 꿈과 사명감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남은 대학 생활동안 국악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여 훗날 음악교사가 되었을 때 국악을 제대로 알고 학생들을 가르쳐,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국악을 향유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하는 것이 제가 음악교사가 되었을 때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제가 참여한 전공 맞춤형 GROW UP! 학습 팀플 지원덕분에 저는 잃었던 학업에 대한 흥미를 되찾고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에 도움을 주신 에이스 사업단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교수님,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고생하신 대학원 선생님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만 참여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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