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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 ACE+사업 참여후기(THC_20기_고급)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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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라는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한번이라도 걱정을 해본 적이 있나요? 모두들 교사가 최고의 직업이라며 방학도 있고, 육아휴가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고, 월급도 따박따박 나오는 공무원, 결혼 상대 1위 등등 좋은 말만 들어왔습니다. 교사라는 게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하는 말인 걸까요? 전공 지식 이외에 학생들과의 상담, 생활지도, 학교의 행정업무, 학부모님들과 상담 등등 교사를 하고 싶은 저에게는 너무나도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저의 걱정들을 아는 듯이 THC프로그램이 한국교원대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초급부터 고급까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고급은 잘 열리지 않아서 제가 졸업하기 전까지 열리지 않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고급과정은 지난 초금, 중급 때와는 다르게 학기 중에 초급과정을 함께 코리더로써 참여하고, 종강하고 바로 다음 주 일주일동안 합숙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코리더로 참여하기 전에 전문 선생님께 배우고 참여하게 되는데 초급과정을 수강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올바른 정보와 도움을 주고 싶어서 열심히 선생님께 배운 기억이 납니다. 집단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정말 큰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마치 내가 교사가 되면 교실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데 학생들에게 내가 나쁜 영향을 줄까봐 걱정되고 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할까봐 예상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맞추어 준비를 했어야 했습니다. 선생님의 자리를 잠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모두들 교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라 나와 다른 다양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또한 나만 학생상담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들 느끼고 있다는 것에 동질감과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약간의 안도감이 생겼습니다. 전문선생님과의 시간에 돈을 자꾸 뺏는 학생과의 상담을 역할극으로 해보았는데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부터 어려웠고, 대답이 없어 고요한 순간에 생기는 어색한 마음과 예상치 못한 아이의 대답에 당황하여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게 되는 여러 가지 순간들을 접했었습니다. 이게 만약 실제 상황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학기가 끝나고 기다리던 종강이 되었는데 그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고급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고급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11명 소수라 이전과 색달랐습니다. 한 사람의 깊은 이야기까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었고, 각자와 원하는 활동들을 해볼 수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집단 상담이 끝나고 상담에 대한 강의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강사 분들이 모두 재밌으시고 강의를 너무 잘해주셔서 이해도 잘되고 심리 상담에 대한 흥미가 더 높아졌습니다. 나쁜 학생은 없고, 나쁜 행동이 있다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동기 이론에서는 상담을 시작하기 전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었는데 동기를 만들어 주는 일이 너무 어렵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역할극 상담과 빈의자법 상담도 배우고 직접해보았는데 감정이입이 너무 잘되었습니다. 특히 엄마와 싸우는 딸 역할극을 했는데 딸의 마음이 이해가 갔습니다.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야속하기만 했던 엄마의 마음도 조금을 알 것 같아서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이 역할극 상담을 하게 된다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가지 상담에 대한 강의와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금요일에 만나게 될 중학교 친구들과 함께할 프로그램을 짜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서 다 하고 싶은데 시간이 한정적이어서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디에서도 할 수 없고, 인생을 돌아볼 때 기억에 많이 남을 그런 하루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주제는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부수고 치유하기로 정하고 프로그램을 구상했습니다. 우선 첫 만남에 어색함과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토크볼 프로그램과 질문박스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으로는 벽에 종이를 붙여놓고, 거기에 살면서 힘들거나 화나거나 슬펐던 부정적인 감정을 담아 가득 채우게 하고 반대쪽은 살면서 행복하고 좋았던 긍정적인 감정을 담아 채우도록 했습니다. 각종 스티커, 볼펜, 싸인펜, 색연필, 크레파스, 매직, 잡지, 신문 등등 매체를 준비하여 꾸미고 그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주려고 하였습니다. 가득 채우고 난 뒤에는 서로 무엇을 그렸는지 이야기하고 그때의 감정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끝인 줄 알았다면 오산입니다. 찰흙과 신나는 음악을 준비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들 찰흙 던지는 것에 대해 소극적이었는데 제가 먼저 나서서 던지는 것을 보여주니 다음에는 아이들이 알아서 신나게 던졌습니다. 얼굴에 쾌감과 즐거움이 가득한 것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무언가 가져갈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롤링페이퍼 종이와 단체사진을 준비했습니다. 모두들 좋아하며 가져가서 다행이었습니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른지 아이들을 보내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른 조에 비해 저희 조는 치워야 할 것이 산더미였습니다. 저희가 쓴 방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중학교 아이들 힘이 어찌나 쎄던지 찰흙 던지기로 종이가 찢어지고 벽지 곳곳에 묻었습니다. 치우는 것은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것 같아 위안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전날 9시까지 리허설을 계속 돌려 보았습니다. 다른 조는 6시에 모두 돌아갔는데 밤늦게까지 준비하면서 더 특별한 날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성과도 좋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중급 때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 아이들과 만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생겼었는데 제가 조금 더 성장하여 고급에서 다시 아이들과 만나니 공포감은 모두 사라지고 귀엽고 착한 이미지만 남게 되었습니다. 활발하고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생각이 깊은 착하고 좋은 아이들이었습니다. 교사가 되어 다시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고 두근거립니다.

  고급과정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가슴이 뻥 뚫리고 행복했습니다. 고급이상의 다른 프로그램이 없어서 더욱 아쉬운 마지막이었습니다. 만약에 주위에서 THC를 할지말지 고민하고 있으면 저는 무조건 하라고 추천할 것입니다. 힘들지만 그만큼 얻는 게 많고, 교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경험들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쁜 대학생활 때문에 THC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초급, 중급에 비해 고급은 자주 열리지 않아 기회가 생기면 바로 잡아야합니다. 조금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은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할 때 집단별 리더 선생님에 따라 하는 활동이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만약 같은 리더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했던 프로그램이 또 겹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양한 활동들을 접하고 다른 집단과 경험의 차이가 나지 않도록 집단 상담프로그램은 집단별로 모두 동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초급, 중급, 고급과정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집단을 겹치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상담센터 안의 공간이 매우 한정적입니다. 교양학관이 아니더라도 인문관이나 융합과학관 등 여러 교실을 빌려서 협소한 공간이 아닌 넓은 공간에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홍보물이 너무 딱딱한 것 같습니다. 강의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을 주어서 조금 더 친근하게 홍보물을 작성한다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교사 생활을 하면서 THC가 밑거름이 되어 더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교사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많이 줄어들어 너무 좋습니다. THC 같은 프로그램들이 한국교원대학교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